생성형AI를 활용한 HR Tech 회사들의 혁신적 서비스 개발 사례
ChatGPT 등장 이후 HR Tech에서도 생성형 AI 를 전면에 내세운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HR Tech 회사들의 동향을 통해서 어떤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고 어떻게 HR 영역의 변화를 주도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22년말 OpenAI의 ChatGPT 발표 이후 시작된 생성형 인공지능 (Generative AI)의 급속한 확산과 대중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 차원이 아니라 산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R 영역에서도 AI의 적용과 활용에 대해서 이미 많은 연구와 논의가 있었다. 리서치 기관인 Gartner에서는AI의 적용 가능성(Feasibility)과 비즈니스 상의 가치(Business Value)라는 2가지 관점에서 인재경영 각 영역을 평가했고 아래와 같은 결과를 소개했다. 20가지의 Use-Case 중에서 직원의견 조사, 내부 인재시장, 채용 마케팅 영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enAI는 기본적으로 거대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추론과 문장의 맥락 이해 그리고 문서의 서술과 요약에 뛰어난 성능을 나타낸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AI를 활용한 HR에서의 혁신도 주로 대량 문자 데이터의 처리, 문서의 요약, 프로세스의 자동화, 대화형 서비스 등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등장한 다양한 서비스의 사례와 유형 분석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HR 영역의 인공지능 활용 가능성과 의의를 살펴보자.
1. Perceptyx의 People Insights Platform - 직원경험관리 플랫폼에서의 AI 적용
Perceptyx는 미국의 LA지역에 위치한 2003년 설립된 직원경험(EX)관리 플랫폼 회사다. 구글 CHO 출신의 라즐로 복이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행동심리 기반의 HR 서비스 회사인 Humu(www.humu.com)라는 회사를 2023년에 인수했고 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직원설문 및 조직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다. 최근인 2월에 기존의 서비스를 통합한 People Insights Platform을 런칭하며 AI 기능을 접목한 AI Hub라는 서비스를 전격 공개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한국 기업 대상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 않지만 공개된 내용을 보면 직원들이 대답한 설문의 주관식 내용을 머신러닝을 통해 자연어 처리(NLP:Natural Language Procesing) 기술과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 기법을 적용해 분석과 리포팅을 가능하게 했다. 기술적으로는 특별히 앞서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기본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를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Atlas Copilot – HR을 위한 AI Copilot
HR Leaders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영국 런던에 위치한 회사다. 이 회사는 HR분야에 특화해서 컨퍼런스, 세미나 등을 기획하고 온오프라인 행사를 주관해 왔다. 생성형AI 시대가 도래하며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컨텐츠 – 세미나, 컨퍼런스의 강연 동영상 자료, 글로벌 기업 HR 담당 임원의 인터뷰, 패널토론, 팟캐스트 자료 등 -를 라이브러리로 활용하여 대화형 Copilot 서비스를 온라인과 앱으로 런칭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데이브 울리히 교수, 임원 코칭의 대가인 마샬 골드스미스 등 명성 있는 HR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저서 내용도 포함을 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버전에서는 각 개별 기업의 규정과 교육 내용을 업로드해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의 ChatGPT 같은 범용적 생성형 AI와는 차별화 하여 같은 질문에도 차원이 다른 답변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여기에 동영상 컨텐츠를 시청하면서 전체 발표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토론자들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채팅 방식으로 하면 AI가 발표자들의 내용을 기반으로 답을 주는 방식으로 마치 실시간으로 온라인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의 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앱마켓에서 다운로드와 설치가 가능하나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웨이팅 리스트를 통해 신청을 해야 한다. Open AI에서 GPT 스토어를 런칭하고 GPT Builder 를 통해 누구나 GPT형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배포하는 생태계를 전개하면서 이런 류의 서비스는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3. Coach Hub의 AIMY - AI 코칭 서비스의 등장
HR분야의 Thought Leader, 전문가를 내 옆에 두고 언제든 필요 시에 질문을 통해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면 당연히 코칭 서비스의 AI적용도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코치 허브는 독일 베를린에 본사가 있는 회사로 지금까지 누적 3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유니콘 기업이다. 2018년에 설립되었고 현재 70여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본 비즈니스 모델은 코칭을 필요로하는 기업과 코치를 연결해 주고 코칭의 진행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이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가상 인물인 에이미(AIMY)라는 코치를 통해서 사용자와 대화 방식으로 코칭을 해주는 서비스를 소개했다. 현재는 무료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테스트해 본 결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음성 대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문장을 입력하는 채팅 방식도 가능하다. 한글로 질문을 해도 자동 번역을 통해서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답을 하지만 모든 답변은 영어로 제공된다. 영어 외에도 8개의 언어가 지원되는데 아시아 권에서는 일본어만 가능하다. 코치허브는 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러한 AI 코칭이 기존의 사람에 의한 코칭 서비스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서 설명하고 있다. 코칭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보조적인 도구일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코칭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전문가들에게는 앞으로 AI가 그들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스트레스가 분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초급 레벨 또는 신임 팀장들에게는 유용한 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HR Copilot은 HR을 타겟으로 한다면 이 AI 코치는 일선의 부서장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4. Beamery 의 TalentGPT – 채용과 인재관리 분야의 AI
생성형 AI의 등장 후 이 기술의 HR 영역에서 실제 적용이 최초로 일어 난 것은 채용 분야였다. 채용 솔루션 회사인 Beamery는 2013년에 영국 런던에서 설립되어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현재 채용 분야에서 AI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해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 중의 하나다.
TalentGPT는 외부 후보자를 검색하기 전에 회사 내부에서 대상자를 제안할 수 있고 외부 채용을 위한 직무 기술서를 작성해 주기도 하며 채용을 위한 급여 수준, 복리후생, 근무지 등 기타 중요한 협상 조건에 대해서도 제안을 할 수 있다. Beamery의 설명에 따르면 진행 중인 채용에 대해 추가 이력서가 접수되거나 후보자가 검색이 되면 타겟 포지션과 후보자가 얼마나 매칭되는지를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우선 검토를 제안하거나 채용 담당자가 컨택해야 하는 후보자를 리스트업 해 줄 수있다.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서는 후보자에게 보내는 채용 응모 제안에 대한 메일을 작성해 주기도 하고 직접 바로 메일을 발송하거나 인터뷰를 위한 일정을 제안하고 조정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다른 영역과 차별화된 점이 바로 AI가 Agent 역할을 하며 프로세스 운영에 개입하도록 고도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향후 다른 HR 영역의 AI 본격적인 활용의 이상적인 형태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Beamery는 AI성능 뿐 아니라 AI와 관련된 여러가지 우려와 이슈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윤리적 AI(Ethical AI)라는 관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2023년말부터 제기되고 있는 AI 관련 규제와 가이드 라인 제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회사이다
5. Fuel50, Gloat - Talent Marketplace 솔루션의 AI 활용
지금 글로벌 HR Tech 영역에서 핫한 분야가 Talent Marketplace 이다. 개념은 이전에 한국에서도 붐을 일으켰던 ‘경력개발 (Career Development Plan)’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기존에는 직무 중심의 개념에서 역할의 변화, 상위 직급으로의 성장에 대한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이였다면 현재 진행 중인 Talent Marketplace는 조직, 기업 내부 인력을 스킬이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재배치하는 가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다. 핵심은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스킬에 대한 측정, 평가 그리고 기업 전체에 필요한 스킬에 대한 정의, 그리고 이를 위한 Re-skilling 또는 인력의 재배치를 통한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전 보다 더 정교하고 상세한 정보관리가 필요하고 어떻게 개인들의 스킬을 정의하고 추적, 관리하는 가의 문제가 있다. 여기에 개인들이 자신들의 조직 내 성장에 대한 주도성을 부여해서 동기부여하기 위해 여러가지 정보를 탐색하고 개인화 맞춤형의 카운셀링, 멘토링을 같이 관리해야 하는, 인재관리의 종합적인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주로 핵심인재라고 하는 소수의 엘리트 그룹을 대상으로 HR에서 선택과 집중을 했던 영역이 이제는 대상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AI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우선 스킬을 평가하고 측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평가모델을 만들과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과 개인들의 맞춤형 성장 플랜을 세우고 관리하는 것에 생성형 AI를 접목해서 필요한 정보 제공, 간단한 카운셀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조직 내 보유한 스킬과 인력들을 수준을 평가해서 향후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하는 지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AI의 기능을 활용한다. 특히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새롭게 정의되어야 하는 직무에 대한 기술서 작성, 필요 스킬에 대한 맵핑 등에도 AI의 기술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Gloat, Fuel50 같은 HR Tech 회사들이 있다.
6. Visier의 Vee – 피플애널리틱스의 생성형 AI 적용
이미 여러번 소개했던 케이스이지만 피플애널리틱스 영역 만큼 AI와 적합도가 높은 곳은 많지 않다. 프로그램 코딩, 데이터 분석, 그래프 생성 등 현재 생성형AI가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영역과 피플애널리틱스 솔루션의 기능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의 HR 관련 포지션 중에 AI & People Analytics 분야로 명명된 것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을 지향하는 모든 조직에서는 AI와 피플애널리틱스의 결합은 이상적인 HR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모습을 보여준다. 피플애널리틱스 솔루션의 리딩 회사인 Visier의 Vee를 통해 애널리틱스 분야를 넘어서 다른 HR SaaS 회사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ChatGPT가 가져온 대화형 유저인터페이스의 혁신이 다른 앱과 소프트웨어를 API로 AI와 연결한 서브 서비스 영역으로 재배치 시킨 형태가 된 것처럼 Vee 같은 서비스는 향후 HR 어플리케이션을 유저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AI가 일으킨 HR 업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최근 한국의 모 통신사에서는 개인들의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요약해 주는 AI 활용 서비스를 런칭해서 화제가 되었다. 단순하게 상상해 본다면 채용 면접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면접관과 지원자가 주고 받은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으로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제네시스랩 같은 한국의 대표적인 AI 스타트업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인터뷰 동영상을 분석해 지원자의 소프트스킬을 평가까지 하는 솔루션을 개발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AI기술이 발전한다는 것의 의미는 이전에 없던 어떤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는 것보다는 실제 사용자가 늘어나고 서비스 사용이 일반화되어 가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더 다양한 AI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HR에 특화한 형태로 개발되어 나타날 것이다. 이미 키워드로 출시된 AI 서비스를 검색하는 사이트(https://topai.tools/)에서는 HR 관련된 용어로 검색을 하면 수 백 개의 회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빨리 이러한 기술을 도입해서 써볼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의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관점의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HR Tech 회사들은 AI의 보편화 이후 발생된 기술의 격차에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해야 한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소개한 서비스들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었을 때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를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