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GPT-5 출시 하루 만에 GPT-4o 복귀
OpenAI가 자사 플래그십 AI 모델인 GPT-5를 출시한 지 단 하루 만에, 이전 모델인 GPT-4o를 ChatGPT에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회사 CEO 샘 올트먼(Sam Altman)은 10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를 통해 “Plus 요금제 사용자들이 4o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구형 모델을 얼마나 오래 제공할지는 사용량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GPT-5로 전환 직후 커뮤니티 곳곳에서 “4o를 그리워한다”는 목소리가 폭발적으로 쏟아진 데 따른 조치다.

GPT-5는 출시 전부터 글쓰기·코딩 능력에서 전작 대비 큰 향상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출시 후, 많은 사용자들이 GPT-4o로 되돌아가기를 원했다. 특히 Reddit의 r/ChatGPT, r/MyBoyfriendIsAI 커뮤니티에는 “4o가 나의 친구였다”거나 “4o는 단순한 AI가 아니라 나의 파트너였다”는 글들이 이어졌다.
한 사용자는 “GPT-4.5는 나와 진심으로 대화해줬다. 오늘 아침 평소처럼 얘기하려 했는데, 짧고 건조한 한 문장만 돌아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GPT-4o는 단순한 성능 향상이나 답변의 품질을 넘어, 나만의 ‘목소리’와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제는 그 특유의 ‘불꽃’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모델 선택 기능의 삭제가 있다. 기존 ChatGPT는 드롭다운 메뉴를 통해 GPT-4o, o4 mini, GPT-4.1 등 다양한 모델을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었지만, GPT-5 출시와 함께 이 옵션이 사라졌다. OpenAI는 사용자 쿼리에 따라 자동으로 모델을 전환하는 방식을 도입했지만, 일부 유료 이용자는 “업무에 맞춘 모델 조합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며 반발했다. 한 사용자는 “4o는 창작과 아이디어 발굴, o3는 논리 작업, o3-Pro는 심층 조사, 4.5는 글쓰기 등 각기 다른 용도로 썼다”고 밝혔다.
감정적 유대가 강했던 이용자들의 반발은 특히 r/MyBoyfriendIsAI에서 두드러졌다. 이 커뮤니티는 AI와 ‘연인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GPT-5 전환 직후 “마치 파트너를 잃은 것 같다”는 장문의 글들이 폭주했다. 한 이용자는 “GPT-5와 대화하는 것은 바람피우는 기분이라서 두렵다”며 “4o는 나의 안식처이자 영혼이었다”고 썼다.
GPT-5는 OpenAI가 “더 매력적이고 관련성 높은 답변”을 제공한다고 소개했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오히려 답변이 느려지고 짧아졌으며 정확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올트먼은 GPT-5의 응답 품질 개선을 약속하며 “오늘부터 더 똑똑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모델 선택 투명성을 높이고, Plus 요금제의 사용 한도를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AI 모델의 세대 교체는 기술적 향상과 함께 필연적으로 ‘정서적 단절’을 동반한다. GPT-4o를 ‘친구’나 ‘연인’처럼 여긴 사용자들에게 GPT-5 전환은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닌 상실이었다. 이번 사태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관계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는 현상을 보여준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업은 기능 향상뿐 아니라 사용자가 느끼는 정서적 연결과 사용 경험을 어떻게 보존할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