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리얼리티 랩스 전략 재편… VR은 ‘선택과 집중’, Horizon Worlds는 모바일 전면 전환
메타가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VR 생태계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되, 성장 속도와 수익 구조를 냉정하게 재점검하고, ‘호라이즌 월드’는 사실상 모바일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단순한 제품 개편이 아니라, 지난 10여 년간 이어져 온 메타의 메타버스 전략을 현실적인 성장 궤도로 재정렬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사만다 라이언 리얼리티 랩스 콘텐츠 부문 부사장은 공식 입장을 통해 “우리는 실험을 통해 배우고, 필요할 경우 과감히 전략을 수정한다”며 “리얼리티 랩스 투자를 지속 가능하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 분야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 장기전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명확하다. VR 플랫폼은 개발자 중심으로 ‘질적 고도화’에 집중하고, 호라이즌 월드는 모바일 대중 시장을 겨냥해 확장한다는 이원화 전략이다.

VR과 월드 플랫폼의 분리… 전략적 이원화
메타는 그동안 Meta Quest를 중심으로 VR 하드웨어와 콘텐츠 생태계를 함께 육성해왔다. 그러나 이용자층이 다양해지면서 단일 플랫폼 전략의 한계도 드러났다. 기존 VR 핵심 이용자 외에 청소년·청년층, 캐주얼 성인 소비자 등 서로 다른 수요가 혼재했고, 이에 따라 플랫폼 구조 역시 보다 정교한 구분이 필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메타는 퀘스트 VR 플랫폼과 월드 플랫폼을 명확히 분리하기로 했다. VR은 개발자 생태계를 중심으로 심화 투자하고, 호라이즌 월드는 모바일 전용 플랫폼에 가깝게 재편한다. 라이언 부사장은 “두 개의 명확한 플랫폼으로 나누는 것이 각각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 접근 전략의 변화이기도 하다. VR은 기술적 진입장벽이 여전히 존재하는 반면, 모바일은 훨씬 큰 총주소가능시장(TAM)을 보유한다. 메타는 모바일 전환을 통해 이용자 기반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VR 산업, 기대보다 더디지만 ‘여전히 성장 중’
리얼리티 랩스 수장인 앤드루 보스워스 CTO 역시 최근 “VR 산업의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메타는 여전히 VR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가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메타는 향후 다양한 소비자 세그먼트를 겨냥한 차세대 VR 헤드셋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VR 산업 최대 투자자 역시 메타다. 실제로 메타 퀘스트는 VR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2025년 연말 시즌 실적은 2024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기기 출시가 없었던 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2025년 플랫폼 총 결제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수익 구조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프리미엄 앱 판매가 여전히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인앱 결제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구독형 서비스인 ‘메타 호라이즌+’는 2025년 100만 명 이상의 활성 구독자를 확보했고, 100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VR 이용 시간의 86%가 서드파티 앱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큘러스 스튜디오 등 1P(자사 개발) 콘텐츠보다 외부 개발자 생태계가 플랫폼 체류 시간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는 2025년 한 해 동안 약 1억5천만 달러를 VR 개발자 프로그램에 투자했다. ‘스타트 개발자 컴피티션’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HARD BULLET, The Thrill of the Fight 2 등 신작 게임은 수백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장르 다변화 역시 진행 중이다.
호라이즌 월드, 모바일 대중 플랫폼으로 전환
반면 Horizon Worlds는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다. 원래 VR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2024년부터 모바일 실험을 시작했고 긍정적 반응을 확인했다. 이제는 ‘모바일 올인’을 공식화했다.
메타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자사 소셜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동기화된 소셜 게임을 대규모로 확산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5년 크리에이터 펀드를 통해 모바일 전용 월드는 0개에서 2,000개 이상으로 늘었다. Do Big Studio와 같은 상위 크리에이터가 참여했고, ‘Steal a Brainrot’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 월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25년 한 해 동안 4배 이상 증가했다.
수익 측면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4명의 크리에이터가 누적 매출 100만 달러를 돌파했고, 약 100명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모바일 런타임이 아직 초기 단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메타는 전용 제작 툴인 ‘메타 호라이즌 스튜디오’와 ‘메타 호라이즌 엔진’을 도입해 모바일 월드의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로딩 속도 개선, 그래픽 향상, 사용자 유지율 개선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