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 OpenAI가 처음 공개한 ChatGPT는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사람들은 자연어로 질문하고 답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AI에 놀라움을 표했으며, 문장 작성, 번역, 이메일 작성 등 다양한 용도로 이를 활용했다. 그러나 초기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ChatGPT는 ‘일상적으로 자주 쓰는 AI서비스’로 자리잡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특별한 목적이 있을 때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수준에 그쳤고, 기술적 가능성에 비해 활용의 폭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2025년초, 이미지 생성 기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지브리 프사(프로필 사진)’가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전반에서 유행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경험은 기존의 텍스트 중심 기능과는 전혀 다른 감성적 충족감을 제공했고, 이는 곧 ChatGPT 이용자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ChatGPT는 2023년 말 기준 1억 명 수준이던 주간 사용자 수가, 이미지 생성 기능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5년 초에는 5억 명까지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이와 같은 흐름은 기술 수용 생애주기 이론에서 말하는 ‘캐즘(Chasm)’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캐즘은 새로운 기술이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s)를 넘어 주류 시장(early majority)으로 확산되기 전, 반드시 겪는 간극이다. 많은 기술이 이 캐즘을 넘지 못하고 시장 안착에 실패하며, 생성형 AI 역시 한때 이러한 위험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