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이사회는 왜 갑자기 샘 알트만을 해고했나?

Hun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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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곧 스티브 잡스이고 스티브 잡스가 곧 애플이던 시절이 있었다. "Think Different", "One more thing...", "Stay hungry, Stay foolish" 등 그가 남긴 명언은 아직도 우리의 귓가를 맴돌고 있다. 그만큼 스티브 잡스는 자신만의 색깔을 애플에 입혔고 그가 세상을 떠난지 1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에도 그의 발자취는 여전히 애플에 남아 있다.

애플하면 스티브 잡스가 떠오르듯이 오픈AI하면 샘 알트만을 떠올리게 된다. 올해 38세인 알트먼은 1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챗봇 ChatGPT를 출시한 이후 제너레이티브 AI 붐의 대중적 얼굴이 되었다.

그런 그가 오픈 AI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작별인사를 남겼다. 알트먼은 X(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저는 오픈 AI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세상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나중에 다음 계획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 AI 이사회는 2023년 11월 17일 샘 알트먼이 CEO직을 사임하고 이사회를 떠난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발표했다. ‌‌그의 후임으로는 CTO인 미라 무라티가 임시 CEO로 임명됐다. 미라 무라티는 2018년 오픈 AI의 응용 AI 부문 부사장으로 입사했으며 이후 CTO로 승진했다. 그녀는 ChatGPT, Dall-E, GPT-4와 같은 AI 제품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역할과 오픈 AI와 Microsoft의 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다. ‌‌무라티는 알바니아에서 자랐으며 다트머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오픈 AI에 합류하기 전에는 Tesla에서 수석 제품 관리자로 근무했다. 무라티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오픈 AI에 이끌린 이유는 일반적으로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는 회사의 믿음 때문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오픈AI 이사회는 알트먼이 이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의 책임 수행 능력을 저해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가 더 이상 오픈 AI를 이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오픈 AI의 이사회는 오픈 AI의 수석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 사외이사 아담 디안젤로(Adam D'Angelo) Quora CEO, 기술 기업가 타샤 맥컬리(Tasha McCauley),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Helen Toner)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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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AI 이사회는 OpenAI의 사명인 인공지능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핵심 사명을 발전시키고 헌장의 원칙을 보존하는 것은 이사회의 기본적인 거버넌스 책임이라고 밝혔다. 샘 알트만의 퇴임은 최근 GPT-4 터보와 GPTs 등을 발표하면서 공격적으로 진격하던 오픈AI의 행군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 AI측에게 다행인 건 GPT-4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던 구글 Gemini가 오픈 시기를 2023년 11월에서 2024년 1분기로 연기했다는 사실이다. 구글은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해 2023년 초 두 개의 인공지능 팀을 하나의 그룹으로 통합한 이른바 "인공지능 어벤저스" 팀을 신설하고 데미스 카사비스를 리더로 앉혔다.

구글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연구진들은 곧 오픈 AI GPT-4를 뛰어넘는 에이전트 기반의 멀티모달이 탑재된 현존하는 최고 성능을 가진 생성 인공지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개발자들과 일주일에 4~5일을 함께 보내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오픈AI의 재정적 후원자이자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기 약 1분 전에 OpenAI가 샘 알트먼을 축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샘 알트먼의 갑작스러운 해고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 AI측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와 최고기술책임자 케빈 스콧은 계속해서 오픈AI에 대해 "최고의 신뢰"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샘 알트먼의 퇴임 발표 이후 MS 주가는 약 2% 하락했다.

갑작스럽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선장을 교체한 오픈 AI호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의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구글, 메타, 애플 등 경쟁사들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