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전통 레거시 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현황과 전망 (1편)
안녕하세요? 디지털 보난자 운영자입니다.
디지털 보난자 두 번째 대담 주제는 "전통 레거시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과 전망"입니다. 저희는 2017년말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제조, 유통, 미디어, 금융 등 다양한 인더스트리에서 DT 교육과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지난 5년 동안 전통 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진영 대표)
2017년이 국내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DT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시작됐던 시기였고 그 후 지난 5년 동안 굉장히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대기업, 중견기업, 특히 제조 기반의 공장 생산 라인을 보유한 기업같은 경우에는 공장 자동화 또는 스마트 팩토리라고 하는 이름으로 DT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었고 리테일 영역에서도 물류, 유통 영역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됐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DT가 더 빨리 진전된 측면이 있었는데요. 전통 기업의 DT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눠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코로나 이전에는 전통 기업들이 DT를 꼭 해야 되나?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조금 더 더 효율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정도면 되지 않나 정도로 생각했는데요. 이처럼 코로나19 이전이 기존의 IT 인프라를 좀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디지털을 일종의 디펙토 스탠다드(DE FACTO STANDARD)처럼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굉장히 심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전통 기업들의 DT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됐었고 그것이 비단 대기업,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디지털에 대한 관심도가 전면적으로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재택근무 또는 비대면으로 업무 프로세스들이 전환되면서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이제 필수다. 그러면서 디지털에 대한 효능감, 디지털에 대한 다양한 경험들이 조직 내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디지털 도입의 중요성에 대해 조직원들이 깨닫는 시기였습니다. 앞으로는 현재 수준에서 한 단계 점프업해서 업무 프로세스 혁신 그리고 실제 영업이익, 공헌이익의 상승을 디지털이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형택 대표)
국내와 해외 모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부분들이 크게 3단계적인 형태의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1단계는 '디지털 수립' 단계입니다. 이제 디지털이라는 부분들이 기업의 전략의 중요한 아젠다가 되면서 이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 기본적인 거버넌스부터 시작을 해서 이를 기반으로 해서 단계별 과제를 도출하고 추진하는 부분들 자체가 1단계적인 부분이었습니다.
2단계는 '조직과 프로세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입니다. 특히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RPA와 같은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해서 프로세스를 좀 더 단순화시켜주고 또 자동화시켜주면서 애자일하게 진행하는 부분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데이터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구축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서 데이터 기반의 여러 가지 형태의 내부적인 분석, 마케팅적인 활용 부분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3단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전략'입니다. 김진영 대표가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이 2017년 정도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반한 3년 정도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디지털 중심의 DT 가속화 전략을 기반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게 됩니다. 기존에 백엔드에 있는 인프라 시스템부터 시작해서 고객 접점인 서비스 부분과 고객 경험 부분, 플랫폼적인 비즈니스 모델까지 함께 고려하여 전략을 추진하였습니다.
(김진영 대표)
3단계 전략까지 가기 위해서는 DT의 컬처 트랜스포메이션이 먼저 선행돼야 되거든요. 이를 위해서는 IT와 디지털의 개념을 우리가 구분해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 IT는 워터폴 방식으로 특정 IT 부서가 차세대라고 하는 이름으로 수백억원을 투자해서 어떤 시스템을 하나 만들어요. 그러면 IT부서가 그것을 전사에 뿌려서 무조건 온보딩해서 쓰지 않으면 안되게끔 하는 전략이었단 말이죠. 하지만 디지털이라고 하는 건 뭐냐면 에자일과 스피드거든요. 그래서 에자일과 스피드의 핵심은 뭐냐면 많은 다양한 데이터들을 자산화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들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이 현업에서 많이 동시다발적으로 만들어져야 되는데 과거에 IT 관리 부서에서 일원화했던 제도적 컬처에서는 이게 안 되는 거예요. 애질리티가 이제 살아나지 않는 거죠.
"그래서 디지털에 대한 효능감이 전 조직에 먼저 전파가 되고 학습이 된 다음에 그 다음에 이제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유동 자산화되고 그게 기업차원의 새로운 공헌 이익으로 뻗어나가는 측면들이 있는데 이런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디지털을 그냥 인공지능을 도입해서 서비스를 오픈하면 고객이 좋아하겠지 이렇게 굉장히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요. 이런 부분들을 기업이 고민해 봐야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 (더인벤션랩 김진영 대표)
(이승준 교수)
사실 이런 이야기는 저희가 2018년부터 계속해서 여러 기업들을 돌아다니면서 공통적으로 해왔던 이야기들인데 사실 아직까지도 각 기업에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현실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기업 강의나 워크샵 진행시에 DT를 'DT for Customer'과 'DT for Company'로 구분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이 주력했던 분야는 'DT for Company' 분야입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하셨던 이런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나 이런 부분들을 각 기업의 밸류체인에 적용해서 자동화,지능화, 고도화 하면서 생산 공정의 최적화를 통해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이런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DT for Customer' 쪽이 훨씬 중요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전통 기업에 있어서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디지털 기술 도입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일하는 방식, 기업 문화, 고객 경험 강화에 대한 어떤 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위한 툴로서 디자인씽킹이나 에자일, 아웃사이드인이나 또는 플랫폼 전략, 린스타트업과 같은 그런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지난 4~5년 동안 계속해서 저희가 교육과 워크샵을 통해서 진행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현업에서는 와닿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직원 입장에서는 좋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내 업무에 그걸 적용시키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고 그리고 코로나19로 언택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IT 서비스와 이커머스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굳이 지금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DT에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야 되는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또한 DT의 정의와 개념이 모호한 것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 50명, 100명한테 DT가 뭐냐라고 물어보면 50명, 100명이 전부 서로 다른 대답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DT에 대한 정의나 개념이나 모두 다르게 이해하고 있어 문제인데요. 누구는 인공지능을 해야만 DT라고 생각하고 누구는 이메일 잘 쓰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면 DT라고도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또 일부 B2B 기업들은 우리가 만나는 고객들이 1년에 잘해야 두세 번인데 어떻게 이런 고객들을 위한 'DT for Customer'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김형택 대표)
리테일 쪽에서 처음에 진행했던 부분들은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를 도입해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1단계적인 측면에서 진행을 했던 부분들인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다음에 각각의 계열사간의 협업을 고려하려고 했더니 협업이 안 되는 형태적에서 조직 문화라든지 일하는 방식의 변화 부분들에 대한 접근 부분을 했고요. 그 다음에 리테일과 금융도 동일하게 할 수 있는 핵심 부분이 옴니채널이거든요. 궁극적으로 더이상 오프라인 매장이나 영업점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다 온라인에 대한 비중이 커지니까 이런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합하고 이를 seamless하게 연결해서 고객 경험들을 강화하기 위해서의 서비스적인 측면, 조직적인 부분, 입점사들에 대한 지원 부분들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고요. 또 최근에 다양한 형태의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퀵 커머스, 라이브 커머스, 그 다음에 중고 리셀 플랫폼, 발란 같은 명품 온라인 플랫폼이라든지 이외 여러 가지 이커머스에 있는 플랫폼의 스타트업이 생겨나면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하나는 플랫폼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의 DT 전략 부분을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승준 교수)
김진영 대표님은 지금 회사에서 다양한 극초기 단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는데 지금 투자하고 계시거나 또는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에서 이런 대기업들과 DT 파트너로서 역할을 같이 하면 좋을 만한 그런 기업이 있다면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진영 대표)
지금 저희가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많이 하다 보니까 POC(Proof of Concept)의 사례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아까도 얘기했듯이 결국 DT와 오픈이노베이션은 어떻게 연결이 되냐면 DT for Company 관점에서 보면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하는 용어보다는 RPA의 도입이라든가 또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 관점에서 SaaS형 솔루션들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자원에 대한 비용 증가가 또 있기 때문에 사실 이게 내부에서 DT for Company 입장에서 보면 경영진들이 어떤 이제 고민을 하냐면 ”클라우드가 비용이 더 싼 거 맞아?, 디지털 도입이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데 차라리 온프레미스(On-premise: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IT 자원을 관리)가 더 싼 거 아니야”라는 말들이 나온다는 거죠.
이런 부분들도 사실은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사항들이라고 보여지고 그런데 거꾸로 기업 경영진은 내부의 DT for Company 입장에서의 자원 할당이라든가 디지털의 도입도 되게 중요하고 일하는 방식이 훨씬 더 중요한데 또 거꾸로 이제 공헌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고정비를 상쇄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매출 이익이 필요해집니다. 그러면 그 부분에서 결국 이제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하는 걸 통해서 외부에 있는 스타트업을 계속해서 발굴해서 내부로 끌고 들어와서 DT for Customer 쪽을 새로운 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진정한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